[배우 유서진]공채탤런트로 2년이 지난 후 드디어 소속사가 생겼다. 그곳에서 SBS ‘시크릿 가든’(2010)과 tvN ‘도깨비’(2016)를 제작한 제작사 대표이자 인생의 동반자를 만났다. 화앤담픽쳐스 윤하림 대표님, 하림 언니다.

같은 사무실 매니저와 배우로 처음 만났다. 친자매처럼 무엇이든 공유하고 이야기했다. 각별한 사이였다. 나중엔 나의 개인 매니저가 돼 주었다.

지금도 기억난다. 언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운전 실력이 굉장했다. 골목골목 모르는 길이 없었고, 좁디좁은 골목운전도 매끄러웠다. “나중에 택시 운전을 해야겠다”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였다. 이런 대화를 나누며 해맑게 웃던 시절이었다.

우린 꿈이 있었다. 소박하지만 행복한 꿈이었다. 대형 소속사나 기획사가 아니더라도 두 사람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길거라는 믿음이었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우리는 점점 지쳐갔다. 우선 각자 위치에서 자리 잡은 후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그렇게 헤어져 각자 다른 소속사를 들어갔다. 언니는 매니저가 아닌 제작프로듀서로 일하기 시작했다.

방송가에선 이런 말이 있다. 성공하기도 어렵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고 한다. 화앤담픽쳐스의 성공을 두고 “운이 좋아서”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과정을 지켜본 나로선 “성공은 절대 운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언니는 밑바닥부터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 계단이 있다면 한 계단 한 계단 묵묵히 꾸준히 열심히 올라갔다. 신기할 정도였다. 절대 과욕을 부리지 않았다. 인맥에 의존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지도 않았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혹하지 않았다. 엉뚱한 곳에 눈을 돌리지도 않았다. 그리고 꾸준했다.

프로듀서로 새롭게 출발한 언니는 대학로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한 작가를 만났다. 언니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진짜 괜찮은 작가를 만났다”고 자랑했다. 지금이 명콤비 김은숙 작가님이다.

SBS ‘온에어’(2008)에 출연한 계기는 특별하다. ‘온에어’에서 드라마 제작 PD 역할을 맡았다. 윤 PD라는 이름의 인물이었다. 당시 담당 제작PD였던 언니가 실제 모델이었다. 언니는 “다른 사람이 아닌 네가 연기해주면 뜻깊을 것 같다”며 출연을 제안했다.

‘온에어’는 인생의 동반자인 언니를 연기한,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온에어’가 2017년 만들어진다면 지금의 성공한 모습까지 연기할 수 있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해보게 된다.

△ 배우 유서진은…

1996년 MBC 공채25기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했다. 상명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했다.최근 SBS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의 첫사랑 역할에 이어 JTBC ‘품위있는 그녀’에 출연해 또 다른 전성기를 맞았다. 유서진이 20년 간의 배우 생활 동안 만난 사람 이야기로 자신의 연기인생에 대해 5회에 걸쳐 시리즈로 고백한다.